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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Life/Gear Story

깁슨 레스폴 커스텀 사용/개조기

깁슨 트레디셔널을 3년째 잘 사용하고 있던 2015년 봄이었다.
왜 내가 갑자기 커스텀에 관심이 생겼었는지
아직도 이해가 잘 안가지만
어쨌든 커스텀이 너어무 사고싶었다.
정확히 말하면 커스텀샾 모델이 갖고싶었고
그 중에 만만했던게 커스텀이었다고 봐야겠다.

뮤xx스에 마침 마음에 드는 모델이 있었다.
버스트탑의 레스폴 커스텀.
와인레드와 막판까지 고민하다가
버스트탑을 골랐는데
지판이 에보니였기 때문이다.
(요새 지판은 리치라이트라는 합성수지..)

시연하는데 생각했던 커스텀의 소리가 났다.
묵직하고 기름진,
바위덩어리가 미끈거리며 굴러가는 소리..
속으로 와 이거 무슨 티라노사우루스 같다고 생각했다.

점원분과 이런저런 얘기하다가
무슨 생각이었는지 히스토릭을 쳐보고 싶어졌다.
58 좀 볼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고
그게 실수였다.
58 잡고 대충 게인 올리고
E코드 긁는 순간 입이 벌어졌다.
커스텀이 티라노라면
이놈은 무슨 봉황날아가는 거 같았다.
같은 레스폴이지만 아예 컨셉부터 전혀 다른 기타였다.

고민끝에 커스텀을 들고와서
한참동안 잘 쓰다가
그 봉황놈이 갑자기 생각났다.
그래서 시작한 모디파이..

볼륨과 톤을 500k 팟으로 교체하고
브릿지를 캘러햄 abr브릿지로,
그리고 테일피스는 스틸테일피스로 바꿨다.
(차후 알루미늄도 시도해볼 예정이다.)

트레블이 훨씬 살아나고
중음대의 기름짐이 살짝 빠지면서
소리중심이 고역대로 좀 이동하면서 퍼진 느낌이 들었다.

이것만으로도 만족스럽긴 했지만
픽업도 교체해보기로 한다.
미쳤었는지 당시 paf복각중에 비싸기로 유명했던
쓰로박 픽업을 단다.
캐퍼시터도 범블비를 구해서 교체..

긁어보고 탄성이 났다.
이 소리다. 봉황날아가는 소리.
배음이 말려들어가면서
스파클링하게 투두둑 튀어나오는 소리.

정말 좋아하면서 잘 사용했다.
그러다가 요상한 얘기를 듣는다.
쓰로박이 paf소리랑은 거리가 있다는 얘기였다.
paf와의 비교영상을 몇번씩 돌려보며
차이가 있다는 데 수긍하고는
대체제를 찾았다.
그 결과 낙점된 것은 쉡톤의 트리뷰트픽업.

교체후 느껴지는건 정갈함이다.
쓰로박이 거칠고 깡패같은 배음을 내줬다면
얘는 정갈한 가운데 공간감이 있..으려고 했다는 느낌이었다.
paf 얘기할때 꼭 나오는 스테로이드 먹인 텔레소리..가
어쩌면 가능하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550k 팟으로 볼륨,톤 교체를 했다.
이제 만족스럽다.
결과적으로 커스텀 특유의 묵직함은 남았고
배음은 차분한 가운데 하이가 살아있고
살짝 할로우한 빈티지스런 맛이 있..
다고 뇌피셜로 생각하고 있다.ㅎㅎ

이래저래 모디를 했으니
평생소장용 기타가 되어버렸고
(첨부터 그러려고 했고)
언제 또 픽업이 갈릴지는 모르겠지만
한동안 이 조합을 계속 쓸것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