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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Life/Gear Story

스펙대비 소리의 극한 - Danelectro Dano pro

은근한 자랑이지만

내가 여자친구에게 첨으로 받은 생일선물은

노래선물이었다.

기타 쌩판 쳐보지도 않은 애가

몇주 연습해서 say you love me 를 불러주는데

이건 대단한 감동이었던게다.


그런계기로 여친이랑 같이 기타를 쳐야겠다 맘먹은 어느날

인터넷에서 비쥬얼로 여친의 시선을 잡아끈 기타가 있었으니


요놈이었다.

댄일렉트로 다노프로.

첫기타를 사주는거다보니 질리지 않고 끝까지 갖고 있었음 좋겠고 

(사실 웬만한 기타는 내꺼 쓰면 되기도 하고ㅎㅎ)

마침 프리버드에서 세일하고 있어서 잘 어울릴 법한 스트랩과 함께 업어왔었다.


아쿠아 색상이라고는 하나

실물은 파란 사과같은 색깔이었다. (그런고로 애칭은 아오리ㅋㅋ)

기회가 닿을때마다 갖고 놀아봤는데 이게 진짜 재밌는 물건인게다.


스펙부터 보자면 플라이우드 합판 바디.(이거 건축자재로도 쓰임ㅋㅋ)

메이플 넥에 로즈우드 지판이다.

바디재질에 비해 로즈우드를 막 싸구려를 올린거 같진 않다.

댄일렉트로의 모토가 싼가격에 누구나 가질수 있는 기타를 공급하는거였단다.

이런 복음적인 기타 같으니ㅋㅋ


픽업은 유명한 립스틱 픽업이다.

댄일렉트로의 마스코트같은 존재로

보통의 싱글픽업보다 더 쟁글쟁글 깽깽거리는 느낌이다.


넥감은 좀 굵은 편이다.

스케일은 짧은데 프렛도 많지가 않고

넥 접합부분은 하이프렛연주가 힘들게끔 되어있다.

12프렛 넘어가는 연주는 춈 많이 힘들다.

레스폴보다 훨씬.


갸우뚱하면서 앰프에 물려본다.

깨갱하는 귀여운 소리가 난다.

속이 빈듯한 빈티지한 소리가 나는데

펜더같이 땡알땡알하면서 속이 빈 느낌이 아니고


깽깽 혹은 컹컹? 그런 느낌.

속이 빈 할로바디 기타라서 그 뉘앙스 덕도 있는 듯 하다.


디스트 톤을 염두에 둔 할로바디 기타들은

바디를 합판을 쓰는 경우가 많다.

솔리드인 경우 재즈톤에는 강점이 있을 수 있겠으나

디스트에서는 바디 울림이 지나친 경우 벙벙거릴 수 있기때문.

그레치 할로우바디 기타들도 메이플 합판을 사용한다.

그런 이유에선지 이 기타에서 립스틱 픽업의 깨갱거리는 뉘앙스와

플라이우드 할로바디의 궁합은 

그 가격대의 소리라고 생각하기 힘든 소리가 나온다.


일반적인 기타에서 기대하는 가성비의 소리라기보다

엄청 특색있는 빈티지톤이다.

디스트톤도 빈티지한 특색을 그대로 가져간다.

게인을 생각보다 먹는데

빈티지한 소리의 특성 탓에 안 먹는 듯한 느낌이 드는듯.


치다보면 느끼는거지만 이게

뭔가 마약같은 중독성을 가져서

계속 치게 되는 불가사의한 기타다.

개인적으로 미들톤이 젤 이쁘고 귀여운듯.

깁슨이 늑대고 펜더가 여우라면 얘는 치와와같은 느낌ㅋㅋㅋ


개러지음악, 펑크락을 가벼운 톤으로 하고싶거나 블루스도 괜찮고

카쉬미르를 원곡 느낌으로 댄일렉트로로 치고싶다 하는 

레드제플린 빠들에게도 강추.


하이플랫 쓰는 연주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코드플레이부터 배울 초보도

낮은 가격에서 빈티지톤의 뉘앙스를 익힐 수 있어 좋다.

하지만 이 기타로 이것저것 다 하고싶은 사람에겐 절대 비추다.


첫날에 마샬앰프에 물려 봤었다. 

큰 앰프에서도 역시나 깨갱거리는 건 여전했다. 

Simple plan 하는데 분위기는 제대로 살았다. 

적당히 갸르릉 거리는 펑크틱한 리듬 스트로크 소리가 참 맘에 들었었다. 


확실히 말할 수 있는건

이 기타는 퀄을 떠나 위대한 기타라는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