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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Life/Gear Story

국산 커스텀 기타?! - Gilmour Custom

잠시잠깐 쓰고 팔아야 했던 oem 해머 외에는 콜트 g260만 주구장창 쓰던 외길인생 6년만에

아는 형님의 커스텀 오더하신 기타를 잡아볼 기회가 있었다.

아마 윌로우스에 오더한 커스텀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캔디애플색에 험버커가 두방이 박힌 예쁘장한 슈퍼스트랫이었다.

 

오호~! 감탄이 절로 나왔다.

험버커인데도 그 형님이 사랑해 마지않는 까랑~한 소리를 잘 내주었고

그러면서도 묵직한 심지가 있었다.

연주감이나 마감도 괜찮았던 걸로 기억한다.

 

결국 그날 이후로 커스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시작했고,

PRS의 CU24를 기반으로 한 커스텀을 생각하고 있던 찰나

뮬에 이놈이 떳다.

아.. 다시봐도 이쁘다.

 

길모어에서 나온 PRS형 커스텀 모델. 딱 두대만 공들여 생산했다고 한다.

24프렛이 아닌 21프렛인 것만 제외하고는

내가 생각하던 커스텀과 모든 스펙이 일치했다.

 

바로 전화를 때리고 달려가서 업어왔다.

실물로 본 녀석은 훨씬 이뻤다.

챔버바디여서 가볍기도 가벼웠고 울림도 좋았다.

판매자분의 말을 빌자면 PRS SE 시리즈와 비교해 봤는데

비교가 안될만큼 훨씬 좋은 소리를 내 준다고.

 

나중에 PRS SE 시리즈 만져볼 기회가 있었는데

그넘들도 좋았지만 이놈이 훨씬 내 타입에 맞고 좋았던 것 같다. ㅎㅎ

 

게다가 저 간지 철철 넘치는 넥.

메이플 사이에 로즈우드가 끼인 지판이 혹시 소리에는 마이너스가 아닐까 생각했었지만

그런 걱정은 접어둬도 될 만큼 지판이 이뻤다. ^^;;;;;

 

결정적으로 저 탑.

스펄티드메이플 탑이 제대로 올라가 있다.

공연 들고갔을때 엔지니어분이 '기타가 무슨 대리석 같네요~' 라고 감탄했던 기억이..^^;;

 

바디가 생각보다 가벼웠지만 전체적으로는 묵직한 느낌을 주는 기타다.

넥은 상당히 굵었다. 지금 쓰는 깁슨보다 더 굵은 느낌.

동글동글하지는 않은데 굵은 느낌으로 마치 펜더같은 느낌을 주는 넥이었다.

하지만 지판곡률은 좀 납작한 편으로 속주에 대해서도 배려해 준 느낌이다.

 

헤드머신은 쉘러 락킹 헤드머신으로 튜닝안정성이 좋았다.


소리는... 음...

 

이 기타를 통해 나는 악기는 돈지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고나 할까..?

 

신품가 100만원 넘는 기타를 제대로 사용해본 적이 없는 내게

그동안 악기의 '밸런스'라는 것은 그냥 머릿속에 개념상으로만 존재하는 단어였다.

하지만 이 악기를 사용하면서 악기의 밸런스라고 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

 

오픈형 험버커에 챔버바디라 그런지 소리가 화악 틔여 있다.

드라이브도 시원시원하게 먹히고 블루지한 톤을 뽑아내기에 참 좋다.

길모어 홈페이지에 기타에 대해 문의했을 때 특히 픽업에 신경쓴 기타라는 답변을 받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정말 픽업빨을 받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게인 걸리는 정도는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딱 생각날 정도.

하드락 / 블루스에 강점이 있다. 

프런트 픽업은 끈적끈적하고, 리어 픽업은 탁탁 쏘는 맛이 좋았다. 

레이져를 쯍쯍 쏴야 하는 쌍팔년도 메탈은 좀 안어울리는 면이 있긴 하지만

오히려 돌덩이가 굴러가는 톤이 필요한 뉴메탈, 얼터너티브에는 잘 어울리는 면모를 보여준다.

 

지금은 기타꿈나무인 사촌동생에게 무기한 임대되어 있다.


보내기 전에 사운드 샘플이라도 좀 남겨놨어야 했는데..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