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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Life/Gear Story

BOSS GT-8 : 본격 플로어형 멀티이펙터의 위엄...

때는 2006년. 줌 505에 완전 좌절해 있던 시절.  

기타 개조는 한창 되어가고 있고... 쓸만한 이펙터는 필요하고...

꾹꾹이를 사 모으려니 도저히 견적이 안 나오고...

그래서 눈을 돌린게 고가의 플로어형 멀티이펙터였다.

 

당시 물망에 올랐던 놈들은 GNX 시리즈, 톤랩시리즈, POD 시리즈,

그리고 GT 시리즈였는데

마침 GT-8이 그 당시에 가장 최신 기종이었고, 뮬에 타이밍 좋게 중고가 떴었다.

...또 다시 점심값을 탈탈 털어 자발적 가난의 길로 들어섰다.


아... 저 수많은 노브들...

처음에 저놈을 업어 왔을 때는 저 노브들 중 하나도 건들 엄두가 나지 않았다.

저장된 프리셋만 넘겨가면서 플레이 해 봤는데

그것만으로도 정말 505와 차원을 달리하는 어마어마한 차이를 자랑했다.

 

GT 시리즈의 장점은 자연스러운 공간계에 있다.

딜레이와 리버브는 진짜... 헉!! 소리 나오게 만드는 힘이 있다.

저놈 사고 초반에는 정말 딜레이 리버브를 남발하는 톤을 만들어서 저장하고 다녔다.

소리가 너무 이뻐서. ㅠㅠ

근디 그게 나를 완전 피보게 만들 줄은 몰랐다.

 

IVF(대학교 기독교 동아리) 수련회를 갔을 때였다.

찬양팀에서 일렉을 맡게 되었는데, 무대가 꽤 컸었다. (500명 정도 수용가능한 규모..)

나는 이런 곳에서야 말로 GT가 빛을 발하리라 확신하고 저놈을 자랑스럽게 꽂았었다.

 

회심의 아름다운 크런치톤을 갈기는 순간... 나는 패닉에 빠졌다.

'너무 맥아리가 없어!!!!!'

 

플로어형 멀티는 브랜드마다 장단점이 있다.

보통 GNX는 시원한 드라이브, GT는 공간계, POD는 녹음에서의 발군의 퀄리티,

톤랩은 자연스러운 톤 등을 장점으로 꼽는다.

 

반면 GT의 드라이브는 모기소리라고 다들 말한다.

작은앰프 물리거나 작은 합주실에서는 몰랐는데

큰 공연장에서 치니 정말 모기소리가 났다. ㅡㅡ;;;;

거기다가 공간계를 이빠이 먹여놨으니... 맥아리 없는 소리가 날 수 밖에.

 

그 이후 군대를 다녀와서 GT를 잡고 한 2개월을 씨름한 것 같다.

GT-10 부터는 그래픽 EQ가 도입되었지만, GT-8까지는 무조건 파라메트릭 EQ였다.

그것도 어엄청 복잡한 파라메트릭 EQ...

모기소리 드라이브를 보완하려면 EQ질을 하는 수 밖에 없었기에 GT를 잡고 EQ 수치와 씨름하길 어언 2달...

 

드디어 공연장에서 쓸만하다 싶은 톤 딱 6개 만들어서 공연에 써먹었다...

 

멀티는 참 좋은 물건이다.

5~60만원대에 수많은 앰프시뮬, 와우, 모듈레이션을 써먹을 수 있는.

그리고 솔까말 프리셋만 써도 그냥 소규모 공연은 그럭저럭 다 소화할 수 있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쓰고싶은 사람은

그야말로 멀티를 앞에 놓고 도를 닦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듯 하다.

 

...공부하면 좋은톤은 100% 나온다는건 확실한 것 같다. ^^


...튜닝하는 듯 보이지만 사실 GT와 씨름하고 있는 중이었ㄷ..ㅎㅎ


이놈도 나온지 꽤 된 놈이다 보니 시연 영상도 옛날거네. ;; ㅎㅎ

이놈 이후로 GT-10, GT-100이 나왔지만... 소리는 GT-8이 최고였다고 얘기하는 사람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