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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Life/Gear Story

던컨 디자인드, 세이무어 던컨 - oem, original

왠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부턴가 내 머릿속에는

'픽업은 던컨이지!!' 라는 인식(?)이 박혀있었다.

처음 산 콜트기타에 박혀있던게 던컨 디자인드였기도 했고

이런저런 기타들 만져보는 와중에 생각한게

'던컨박힌 기타는 웬만해선 평타는 친다.' 라는 생각이었다.

 

같은 픽업브랜드이긴 하지만 디마지오나 emg같은 경우에는 뭐랄까...

브랜드의 상위기종이나 하이엔드 모델에만 달려나오는 경우가 참 많은데

그에 비해서 던컨의 경우는 웬일인지 조금 중저가형 모델에서도 달려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중저가대 기타의 질을 많이 높여주는 역할을 많이 했던 것 같다.

 

emg는 그래도 좀 아래쪽으로도 살짝씩 강림하시는듯.

콜트 g290이 원래 던컨쓰다가 emg로 바뀌었었는데.. 요즘도 그모델 나오나 모르겠다.

근디 emg보다 던컨모델이 더 호평이었지.

 

요즘은 저가형은 대부분 자체픽업 많이 쓰고 테슬라같은 국내브랜드도 성장해서

상대적으로 그런 기타들을 찾아보기가 힘들어졌지만.. ^^;;

 

여튼.. 처음 g260 2003년도 모델에 박혀있던 픽업은

이놈이었다. 던컨 디자인드 핫레일.

이게 던컨의 oem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막연히 이런 생각을 했다.

'아하~ 그러면 오리지널을 달면 비슷한 성향에서 업그레이드 된 소리가 나겠군!!'

 

그래서 구한 놈이 이놈.

던컨 디자인드 대신 세이무어 던컨이라고 박혀있는 오리지널 shr-1 픽업이다.

이걸 프론트용과 리어용을 구해서 앞뒤로 박았었다.

 

결과는 예상을 한참 빗나가 있었다.

 

디자인드와 오리지널에서 모두 핫레일은 고출력의 픽업이다.

(던컨 홈피에 가보면 던컨의 highest output 픽업중의 하나라고 설명되어 있다.)

하지만 디자인드의 핫레일은 좀 소리가 뭉개지는 느낌이 있어서

따뜻한 크런치톤에 좋았던 느낌이었다.

해상도의 부족이 낳은 의외의 범용성이랄까?

따뜻한 느낌 때문에 블루지한 톤을 잡기도 좋았고

고출력 때문에 빡쎈톤도 가능한 픽업이었다.

그래서 고출력의 픽업임에도 불구하고 프론트 미들 브릿지를 이놈으로 다 박을 수 있었던 듯 하다.

 

하지만 오리지널 핫레일은 달랐다.

해상도가 좋은 탓에 고출력이 눌러지지 않고 그대로 으르렁거리며 쭉쭉 뻗는다.

이건 메탈을 할수밖에 없는 픽업...;;;

뭐... 프론트용은 나름 괜찮은 생톤을 갖고는 있으나

그 괜찮은 생톤이란게 메탈리카의 생톤같은...

뭐랄까... 위엄있는 생톤??

 

확실히 소리의 퀄리티는 비할수없이 오리지널이 낫다.

하지만 g260기타 원작자의 의도와는 동떨어진 곳에 기타가 던져진듯한 그런 느낌이었다.

 

난 결국 눈물을 머금고 프론트의 핫레일을 떼다 팔게되었다는...ㅠㅠ

그리고는 브릿지의 핫레일과 밸런스를 맞추기 위해

또다른 싱글형 험버커를 찾아 오랜 세월을 방황하게 되었다는...

 

출력이 픽업의 모든 것이 아닌 것 같다.

픽업의 성향. 기타와의 궁합.. 뭐.. 그런 것들을 생각할 수 있게 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