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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즐거운 것들/text text..

법률 - 플라톤 (박종현 역)


두께부터 압박을 자아내는 플라톤의 법률이다. 

최후의 주요저작인 만큼 천병희 역보다는 다른 번역을 보고싶었고

박종현 본과 나남에서 나온 정암학당 본을 놓고 고민하다가

박종현 본은 뒤에 미노스랑 에피노미스까지 번역되어 있는 걸 보고 박종현 본을 골랐다. 


이때까지 계속 대화편들을 읽어왔다면 그닥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국가에서 나왔던 논의들의 연장같은 느낌으로 읽을 수 있고

양이 많다 뿐이지 그렇게 어려운 내용은 별로 나오지 않는다는 느낌이다. 


가상의 국가 마그네시아를 수립하기 위해 세명의 사람이 대화를 나눈다. 

그 중에 아테네인이 플라톤을 대변하며 마그네시아에 필요한 법률을 얘기하는 내용이다. 

국가에서의 내용이 아무래도 개인의 올바른 삶과 관련하여 얘기하는 내용 때문에

좀 개략적인 느낌이 많았다면

여기 법률은 훨씬 구체적으로 토지는 어떻게, 인사는 어떻게, 

단체조직은 어떻게, 제도는 어떻게, 처벌은 어떻게 등등을 기술한다. 


중간에 종교에 대한 문제를 얘기할 때 혼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서

이게 어쩌면 오히려 다른 내용들 보다 더 어려운 내용일텐데도

이 부분이 이 책 통틀어 가장 재밌는 내용일 만큼

전체적으로 뭔가 지루한 느낌이었ㄷ...ㅠㅠ

내용전개에 흐름이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책과 법률의 나열이라...


역자의 해제처럼 플라톤이 나이먹고 좀 현실적이게 되었다는 얘기는

나도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국가에서도 그렇지만 법률에서도 마찬가지로 이성 킹왕짱인 국가의 수립은 계속된다. 

시인들에 대한 얘기도 그렇고 교육에 대한 내용도 그렇고

현실타협이라기 보다는 구체화 되었다는 느낌이다. 

여전히 이 국가는 완벽한 완전체라서

내국인이 함부로 밖에 나갔다가 물들어 오는 것 마저 경계한다는건 흠좀무. 


내가 아직 플라톤 이외의 정치철학서를 읽지 않아서 비교대상이 없어서 그런지

국가랑만 비교하려니 맥락 자체는 그 소리가 그 소리인 느낌도 들고 그래서

솔직히 재미있지는 않았지만서도

두께에서 오는 만족감은 사상 최강이었던 책. 허허...